하고 싶었던, 모든 이야기

누가 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당신이 보고 싶어 열어놨어요.

목포살이 일주일 : 괜찮아지는중입니다

츤츤
2018-09-04
조회수 1935




#삼시세끼

목포에 내려와서 매일 삼시세끼를 꼬박꼬박 잘 해먹고 있다. 각종 식자재를 가져오신 식탐(진주) 님과 요리사인 나부랭이(상천) 님 덕분이다. 식사를 잘 해먹게 된 데에는 장소의 역할도 컸던 것 같다. 식당주방과 널찍하고 분위기있는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까페 ‘봄’(이제는 맥주바 ‘제 2막’ 이 되었다.), 춘화당의 앞마당은 매일 식사시간을 참 아늑하고 푸근하게 만들어준다. 함께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또 다른 먹을 거리를 얘기하며 행복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그럴때마다 우린 먹깨비라며 참 잘 모인 것 같다며 웃곤한다.





#조용히할거다함

춘화당이 아름답고 또 아늑한 느낌이 있기 때문도 있지만 우리 모둠은 일단 숙소에 들어오면 밖을 잘 나가지 않는다. 다들 조용조용한 편이기도 하고 숙소에서는 정말 제대로 휴식을 취하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래서인지 숙소가 조용할 때가 많다. 별채 분들은 우리가 없는줄 알았던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우리도 별채분들이 없는줄 알았던 적도 있다. (아마 공간이 커서 그랬던것 같다.)


그렇다고 우리 모둠이 뭘 안하거나 그러진 않는다. 할 거는 다 하는데 좀 조용조용 티가 안나게 할 뿐이다. 숙소에서 우린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작업을 하곤 한다. 방문(수연) 님은 최근에 친구와 함께 ‘1인 가구의 이야기' 를 담은 팟캐스트를 시작하려고 막바지 작업을 한창 하고 있다. 나부랭이(상천) 님도 괜찮아 마을 사람들에게 강연할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주제는 괜찮아마을 홈페이지 배우는 게시판에도 올라와있듯 ‘나부랭이의 이탈리아 여행' 이다. 잠들기 전에 가끔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정말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신다. 역사, 문화 그리고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강연이 너무 기대된다. 그리고 썸머(세솔) 님과 나는 웹개발 공부를 조만간 시작하려 한다. 





#소울메이트

숙소를 각자 고르게 했던 건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개성이 확연히 달랐던 숙소 덕분에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일 수 있었던 것 같다. 괜찮아 마을에 온 사람들이 대체로 비슷한 상황과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편이지만 그 안에서도 에너지의 결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다 보니 그 자체로도 참 큰 힘이 된 것 같다.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그냥 그 자체로도 편하고 또 생각보다 쉽게 마음을 털어놓기도 하는 것 같다.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민을 들어주고 또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다정한 사람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많이 만나려고 그동안 그렇게 먼 길을 돌아 여기 목포까지 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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