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었던, 모든 이야기

누가 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당신이 보고 싶어 열어놨어요.

2018년 11월 16일 이른 금요일

겸댕이
2018-11-16
조회수 1600

빗소리가 들려왔다. 빗물을 흘려다가 모아붓는 철제 물받이가 거침없이 머금었던 하늘의 눈물을 쏟아낸다. 무의식속에서 움튼 의식. 잠을자다가 규칙적으로 소릴내는 빗소리에 의식을 찾으면서 중얼거리던 잠꼬대를 그만두기로한다.

'나혼자산다.'는 아닌 춘화당의  일상이 하루하루 기록되고 있으니까. 괘안하게 잠에 빠져든 식구들을 깨울까  발꿈치를 들고 종종걸음으로 밖을 나서지만 아귀가 들어맞지않는 대청마루는 '꺼억꺼억' 트림을 해댄다. 나이먹음인가? 

인스타그램인지, 밴다이어그램인지 기억이 나지않지만 심리검사 프로그램을 했다. 언젠가 안면을 익힌듯한 심리 선생님을 만났다. 모임공간에서 처음만난 우리 둘은 시선을 피하지않코 꽤 긴 시간동안 아아~~~!! 반갑게 긴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것뿐이었지만 찐하니 기쁨과 훈훈함이 교차했다.


'낭만', '생각'. 말 그대로 참고를 위했을뿐이지만 심리적으로 살아온 여정속의 색깔을 정확히 가려내고 짚는 선생님의 성향분석은 신들린 무당이 왕방울을 흔들며 칼춤을 추어대는, 신을 접하고 귀를 부르는행위처럼 내 맘에 훅 들어왔다. 외형적으로는 따스하고 보드라운 느낌의 분홍빛 자킷을 입었을뿐이지만,,,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을 만났다. 


흩어지고 뒤틀리다가 비어진 공백에 살이 덧붙여졌다. 평소에는 쓰잘데기 없이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외면받던 나무쪼가리가 트림소리내던 대청을 잠재우듯 공백을 메꾸었다. 


쌤의 목소리로 나를 돌아보는 시간. 무언가 맹신하는 스타일은 절대 아니지만,,, 그래서 돌아보았느냐구? 네~! 그리고 6주과정 끝에 만날 나를 의식하고 한편으로는 의식하지않음시롱 지내보기로 했구요. 


시간이 흐른뒤에 나는 어떤모습일까? 궁금해하지않기로 했어요. 물 흘리는듯 놀기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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