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었던, 모든 이야기

누가 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당신이 보고 싶어 열어놨어요.

strange time & stranger

세용🐧
2019-12-29
조회수 1707

플러스 6주의 기간의 반절을 타지에서 지낸 후, 고단한 몸을 서울집에 머물며 동지를 맞이하고 이틀을 내내 요리만 했다.

사과 한박스를 이렇게 조리고 저렇게 조려서 목포에서 기다려준 식구들과 나누고 싶었고, 하룻밤을 꼬박 끓인 수수를 넣은 적두죽은 서울에있는 가족과 집주인 하우스메이트 들과 나누기 위해 절인밤과 계피가루를 토핑으로 한해 마지막 절기를 마무리하고 새해도 맞이했다. 

목포로 돌아오는 길은 고향으로 가는 기분.지금 내가 머무르며 해나가야할 작은 소명이 더 뚜렷해졌다. 

도착하니 마을회의며 영화모임이며 이브며 크리스마스며 생일 연시Dday3,2,1까지 매일매일이 축하와 축제이다.

서른이 될 나는 거의 십년만에 한국에서 생일을 맞이하는데, 27일로 넘너간 0시부터 24시까지 - 나의 위시리트에 있던 요리책이며 피곤했을텐데 멀리 하당까지 나가서 먹은 야식이며, 목포의 첫 눈을 봤고, 목욕탕, 책, 배도라지즙, 다회용빨대, 멀리서부터온 그녀의 인도짜이와 영화, 샴페인과 티라미수, 허그 - 타로를 보며 서로를 위로하고 지지하며 또 한층 깊이 연결되는 축하해준 주민들. 

그리고 다시 올라가는 오늘 아침, 함께 수다를 떨며 밤을 새는 친구들 틈에서 나는 잠이 들고 총알처럼 역으로 달려가 열차의 출잎문 앞에 섰지만.. 그만 나의 눈코바로앞에서 문이 닫치고 말았다. 당황한 나머지 제발 열어달라고 문을 세차게 두드렸지만 열차는 떠났다. 

차를 놓쳐보는 인생의 첫 경험을 선물 받았다-ㅎ 그 소식에 역까지 한걸음에 마중과 또 배웅을 해주는, 혹여나 이 순간이 마지막일까 눈시울이 붉어지는 사랑스러운 사람.

잊지못할 ‘특별한시간’을 선물해준 ‘특별한친구들’에게, 

고맙고 축복하고 사랑해요- 



2020 새해에도 함께하길 바라며 : )  

2019.12.29


7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