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었던, 모든 이야기

누가 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당신이 보고 싶어 열어놨어요.

2019년 월 일 요일

산고
2019-11-25
조회수 1786

[계란후라이처럼]

 각자의 다른 시선들을 보고있다보면 가끔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때가 있다. 이 일기장 코너에서만큼은 백곰님의 글이 유독 그랬다.

 그리고 백곰님의 11시 50분이 지나기 전 일기를 읽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온전한 백곰님의 글과 생각을 볼 수 있어서.


 요리하는 걸 좋아하지만 맛깔나게 이것저것 잘한다기 보다는 정성스럽게 만들어 음미하며 먹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이곳에 와서 초반에 계란후라이를 실패하고 있는(목표로 하고 있는 모습을 만드는 점에 있어서) 내 모습은 나에겐 꽤나 충격적이었다. 잘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환경이 바뀌면서 거듭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니까. 하지만 몇 끼(?)의 시행착오와 주변의 수많은 조언, 격려, 응원, 칭찬 덕에 '영롱한' 빛깔의 계란후라이를 만나고 함께 먹을 수 있었다.

 누군가에겐 먹을 수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기에 생각과 반응 또한 모두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두가 다른만큼, 완전히 다른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 백곰님은 많이 다른 사람같다고 했지만 백곰님의 모습에서 언젠가의 내모습을 보았고, 백곰님 역시 내모습에서 어딘가의 백곰님을 보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냥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동감한다고. 우리 모두 편안한 삶을 살아갔으면 한다는 부분에서. 다만 나는 개인의 삶이 편안함 속에 모두가 뒤따라와야한다고 아직까진 생각하는 사람이라 이부분에 백곰님이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겠다. 다른 사람을 위해 반찬과 밥을 만들어 공유하는 건 나에겐 너무나 번거롭고 힘든 일이기에. 수많은 고민을 하며 끙끙 앓을 일을 백곰님은 어떤 생각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결국 하고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부분에서 대단하며 다르지만 배우고 싶은 점이라는 것을.

 이 곳을 생활하며 사람으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우고 생각과 시선과 행동들을 훔쳐본다. 위의 글은 백곰님 일기장에 대한 답장 형식처럼 썼지만 사실 이 곳 모두에게서 한 번 이상씩 느껴봤던 생각들이다.

 백곰님이 꾸준히 일기글을 써서 올린 건 용기가 있는 사람이어서라고 생각한다. 매번 글을 올려보고자 용기를 내봤지만 이곳에서는 이상하게 빈번히 실패했다. 오늘은 백곰님의 글덕에 힘입어 용기를 내어보고 작성해본다.

 지금은 대전.

 잠시 어린아이들의 시선을 보기 위해, 그리고 아이들에게 새로운 시선을 보여주고 함께 경험하기 위해 와있다. 

 내일 가게 될 목포의 느낌이 또 그러하다. 아이들같은 사람들의 시선들을 바라보는 게 즐겁고 함께 나누는 시간들이 너무나도 즐겁다. 여러 시선들은 멀리 있지않았음을 다시 느끼는 지금이다.

 영원한 만남이 없듯이 영원한 이별도 없다지만 26일이 다가오는 맘에 가벼운 마음보단 울컥해오는 감정이 더 크게 다가온다. 이 순간들이 영원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나날이다.

p.s 결론은 계란후라이 자랑글이다. 그리고 백곰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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