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었던, 모든 이야기

누가 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당신이 보고 싶어 열어놨어요.

16/06/19

나부랭이
2019-06-16
조회수 1764

요즘은 일을 하는 중간중간에.

짬날 때 마다, 베이킹을 합니다요. 뉘예~뉘예~

.

한참 작업하다, 생각나는 지난 일이 있었는데...

그건 대략 이러하다.

.

한참 주방에서 일을 하는데..

사장이 대뜸 건강한 빵을 만들어 달라며.

각종 유기농 잡곡과 밀을 한아름 사들고 왔다.

황당했다. 빵이라니..

.. 그 땐 그랬다.

지금 주어진 일도 해내느라 바빠 죽는데..

대략 이런 빵이겠거니 하고.

Rustic 한 빵을 구웠다.

한참을 덩그러니 보고 한 입 먹더니.. 아니란다.

자기가 사 온 고소한 잡곡은 어디로 갔냐며.

없는 시간을 쪼개어가며...

대략 저런 이미지의 빵을 만들었더니.

또 한참을 보며 한 입 먹고는... 아니란다.

너무 거칠다고... 너무 입안에서 꺼끌거리고, 팍팍하다고.

고소하고 건강은 한데, 퍽퍽하고 맛 없다고.


... 한참을 고민했다.

도무지 사장의 의중을 알 길이 없었다.

사장의 피드백은 오로지 맛있고 건강한 빵(에 숨겨진 뜻을 아직도 난 모르겠다.)

이라는 짧고 간결한 한 문장이었고.


나와 사장은 이 과제로 4달을 매달렸다.

4달 동안 매일같이 다양한 종류의 빵이 구워졌고, 결과는...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먼 길을 돌고돌아서 온 종착역은 그저그런 흔한 잡곡식빵이었다.

건강하지도.. 맛있지도 않은.. (내 기준에서..)


그 날 이후부터, 손님상에 나간 그 빵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처치곤란한 테이블의 센터피스가 되었다.


자, 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교훈은 무엇인지 50자 내외로 설명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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