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와 삶기술학교 어디로부터도 사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키모
2019-09-04
조회수 302

행정안전부와 삶기술학교 어디로부터도 사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 <괜찮아마을> 기획에 대한 <삶기술학교> 측 도용에 대해서


우리는  <삶기술학교>를 기획한 자이엔트 측에서 8월 21일(수) 밝힌 입장(http://bit.ly/2lQIEtY)에 대해 이해할 수 없습니다. 과연 그 문장 어디에서 미안한 마음이나 사과를 읽어야 하는지 도저히 알 수 없습니다. 억울하고 화가 나는 마음으로, ‘힘들지만 잘 해결해보자’ 노력했던 그간의 시간들은 그렇게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마음이 담긴 작은 사과의 한 마디를 기어이 받지 못했습니다.


논의를 이어가기에 앞서, 자이엔트의 입장은 아래와 같은 문제가 있음을 밝힙니다.


1. 논란의 시작점인 ‘기획 문서’ 제작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습니다.


자이엔트는 입장문을 통해 “<괜찮아마을>에서 작성한 표 양식을 (<괜찮아마을>을 운영한) 공장공장 측에 미리 연락드리지 않고 서툴게 활용”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렇지만 문제의 본질은 표에 들어있는 기획 그 자체입니다. 표에 담긴 기획 내용을 도용한 것이 문제입니다.


양자 대면 및 행정안전부 관계자가 포함된 삼자 대면 자리에서 그들은 해당 내용이 자이엔트가 제출한 용역 착수계에 포함된 자료임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심지어 그 자료는 행정안전부가 자이엔트에게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당시 그들은 “해당 자료는 착수계를 제출할 때만 사용되었고 현재는 일체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그것은 문제가 맞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아래와 같이,

① 행정안전부가 <괜찮아마을>의 핵심 기획 자료를 자이엔트에게 제공

② 자이엔트는 <괜찮아마을>의 핵심 기획 자료를 단어만 일부 바꾸고 그대로 사용. 즉, 도용

③ 해당 용역 사업 착수계에 <괜찮아마을>의 핵심 기획이 담긴 표가 공장공장의 동의 없이 그대로 사용

등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정리하여 그들에게 해명을 요구했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2. 공식적인 채널(행정안전부, <삶기술학교>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에 관련 입장이 없습니다.


현재 자이엔트의 입장문은 자이엔트 스퀘어 페이스북 페이지에만 공개된 상태입니다. 삶기술학교 관련 어떤 채널에도 입장은 없습니다. 유선을 통해 위 사안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으나 변화는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이 문제를 조용히 넘기고자 한다는 안타까움이 드는 부분입니다.


행정안전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행정안전부는 해당 용역을 발주하고 관리할 책임이 있는 만큼 명백히 이 문제의 당사자입니다. 심지어 자이엔트가 상기 입장문을 게시하기 전, 8월 19일(월)에 있었던 삼자 대면 회의를 주관한 주체가 바로 행정안전부였습니다. 회의 장소 역시 세종 행정안전부 별관 회의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안전부는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오늘에 이르러서 우리는 ‘행정안전부와 삶기술학교 측은 그들이 어떤 피해도 손해도 받지 않는 방법으로 조용하고 단순하게 일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우리는 이런 해결 방식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마음도 관심도 없는 방식에 조금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 더 이상 ‘좋은 게 좋은 것’이란 말로 무마할 수 없는 일

그동안 우리는 어떻게든 문제를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 짓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어쩌면 자이엔트와 행정안전부도 같은 마음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19일(월) 세종 행정안전부 별관 내 회의실에서 삼자가 만났을 때, 비록 회합 과정에 다소 불협화음이 있었지만, 그래도 전향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실제로 그 자리에서 자이엔트는,

① <괜찮아마을>이라는 선행 사업이 있었기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부담이 있었다.

② 결과적으로 <괜찮아마을>을 운영한 공장공장이 만든 자료를 많이 참고해서 자료를 만들었다. 이에 대해 미리 소통하지 못하고 양해를 구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

③ 그동안 있었던 문제 제기에 대해 무성의한 대응을 한 부분을 사과한다.

위와 같이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그리고 행정안전부 역시 자이엔트의 제안서, 기획 자료 등을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하면서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설 것임을 언급했습니다.


따라서 당시 우리는 자이엔트, 행정안전부와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판단했으며 이야기한 내용 그대로 조치가 취해진다면 이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문제가, 청년들이 진행하는 사업 전반에 대해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는 만큼, 당시 그 자리를 통해 우리를 포함한 모두는 향후 이런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자는 대화가 서로 오갈 정도로 진취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후 게시된 자이엔트의 입장문은 우리의 이런 기대를 벗어났으며 공개한다고 했던 자료들은 현재 찾아볼 수 없는 상태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이상적으로만 생각한 것인가 싶어 가슴이 아픕니다.


“좋은 게 좋은 거다.”, “좋게 좋게 해결하자.” 그동안 여러 곳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공식, 비공식 자리를 막론하고 수도 없이 들었던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도 그렇게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게 정답이 아니었다는 것을 통감합니다. ‘좋은 게 좋은 것’으로 끝나는 일이 얼마나 무섭고 참담한 일인지 새로이 깨닫습니다.


- 이젠 그 누구에게도 더 이상의 설명과 사과를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그동안 지난한 시간을 거치며 이 문제에 대해 <괜찮아마을>의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상황을 설명했고 속상한 마음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리는 “믿어보자”고 말했습니다. ‘손편지를 보내겠다’, ‘직접 찾아와서 설명하고 사과하겠다’, ‘공식적인 채널을 동원해 문제를 잘 처리하겠다’, 그동안 그들에게 전해 들은 방안을 이야기하며 기다려보자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작은 믿음은 결국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이제 아주 작은 기대라도 품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럴수록 행정안전부와 자이엔트, 그리고 <삶기술학교>가 우리에게 더 큰 상처가 되기 때문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극은 반복되어선 안 됩니다.


우리에게 있어 <괜찮아마을>은 하나의 완결된 사업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으로 나아가고 있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제 제기 과정을 통해 적(敵)을 만들 수도 있는 현실이 두려웠고 그래서 침묵할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침묵하는 게 결코 옳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비록 불이익을 당할지언정, 우리의 신념을 지키지 않고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일이 더 치명적이라는 것이, 주민들과 함께 수없이 많은 날을 고민한 결과입니다.


오히려 우리는 이 문제를 보다 확장해, 앞으로 기획자들이 현장에서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공동의 목소리를 내보기로 했습니다. 빠른 시일 안에 관련 자리를 만들어 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충남 서천이라는 낯선 타지에서 어렵게 기회를 만들어가는 청년들에게 이번 일이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 그런 청년을 향한 사회적 기회 제공이 절대 잘못된 정책 방향으로 비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모순적이게도 우리는 삶기술학교라는 기획이 마지막까지 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삶의 어려움 속에 대안을 찾지 못하던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누군가 상처받기를 바라서가 아닌 결국에는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께서 걱정과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주셨습니다. 진심을 담아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린 듯해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나아가 보겠습니다.


2019. 9. 4.

전라남도 목포에서 <괜찮아마을> / 공장공장

- 이전 글: http://dwvil.com/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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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대한 제안]


반월, 박지도의 부둣가에 앉아서.

오늘은 공장공장에서 ‘조직문화의 날‘이라고 정한 날입니다. 너무나 바쁜 일상을 달려온 우리에게 하루는 쉬는 시간을 주자는 취지에서 만든 문화입니다. 사실 어찌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지요.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하는, 지금 눈 앞에 닥친 일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행복한 삶을 찾아 목포에 모인 우리들의 약속입니다. 괜찮은 삶을 살아보자고 모인 우리들의 다짐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일상을 놓치지 말자는 최소한의 발버둥입니다. 그래서 오늘 조용한 섬에 와서 자전거를 타고 여유롭게 산책하고 바닷가에 앉아 노트북을 펴고 글을 써봅니다.


오늘은 청년이 원하는 삶에 대해 써보려 합니다. 최근 공장공장은 괜찮아마을 기획 도용과 관련하여 삶기술학교에게 문제 제기하고 상황 설명과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구체적인 상황과 과정은 위의 글에 담겨있습니다. 결론을 먼저 적어보자면 우리는 사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누군가는 별일 아닌 상황으로 일을 크게 만들었다고 하고, 그 뒤에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오해합니다. 우리에겐 중요하고 전부가 담긴 일이었고, 숨겨진 의도는 결코 없었습니다. 단지 더 많은 청년들이 원하는 삶을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괜찮아마을도 ‘그냥 재밌었으면’ 바라는 마음과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문제 제기에 담긴 의미를 찬찬히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다음을 제시해보려 합니다.


먼저 청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청년의 사전적 정의는 ‘신체적ㆍ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표준국어대사전)입니다. 또 정책적으로 청년은 하나의 삶의 주기를 의미합니다. 그러다보니 15세 이상 29세 이하, 34세 이하, 39세 이하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한 기준으로 청년을 분류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활동을 하며 청년의 범주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인생의 멋있는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청년은 결코 나이로 구분할 수 있는 개념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나이와 관계없이 청년보다 말이 잘 통하는 사람도 있고, 생애주기로 청년에 속하지만 잠깐의 대화로 불편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청년 꼰대‘라는 말에 그 실마리가 담겨 있습니다. 꼰대란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꼰대는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을 비하하는 은어로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이제 꼰대는 세대 차이에 국한되어 사용하지 않습니다. 세대간에는 다양한 이유로 의식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성장기의 환경, 시대 정신, 정치, 외교적 상황 등 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세대간의 의식차이를 만들어왔습니다. ‘청년 꼰대‘라는 말의 등장은 세대의 구분의 주기가 더 짧아졌고 다양한 이유로 세대로는 구분되지 않는 인식 차이가 생겨났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촛불 혁명으로 새로운 시대정신을 가지고 혁신적 포용 국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이유로 눈 감아온 다양한 사회 이슈를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바로 잡아가고 있습니다. 대한 독립을 위해 한 몸 바친 독립 운동가의 처우를 바로 잡고 부패한 기득권의 행위를 고발하고,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아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무도 문제 제기 하지 않던 상식적이고 당연한 것들을 새로운 시대 정신에서 만들어진 도덕적 규범을 기준으로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여 바로 잡는 과정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청년이란 새로운 시대 정신에서 만들어진 도덕적 규범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아닐까요?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이란 옳고 그름의 영역이 아닙니다. 이는 다름의 영역입니다. 왜냐하면 분명히 누군가의 세상에선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이 도덕적으로 옳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의 세상을 틀렸다고 비난하지 않습니다. 다를 수 있다고 존중합니다. 대신 우리의 다름도 똑같이 존중하기를 분명히 요구합니다. 중요한 점은 다름으로 서로를 구분하자는 게 아닙니다. 상호 다름을 존중하는 환경에서 소통과 대화로 서로를 공감하고 이해하여 차이를 좁히고 혁신을 만드는 과정을 제안합니다. 결국 이번 괜찮아마을 기획 도용에 관한 문제 제기는 새로운 시대 정신을 가진 청년들이 이전의 시대 정신으로 만들어진 당연함에 대한 문제 제기입니다. 지금까지 당연했던 것에 대해 당연한 건 없다고 문제 제기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문제 제기는 존중 받지 못했고, 사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다름을 존중하는 환경도 만들어지지 못했습니다. 괜찮아마을 도용건에 대해 공장공장은 더 이상 어떤 입장도 요청하지도 밝히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느낀 바가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 정신을 가진 청년들이 생각하는 도덕적 규범을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낍니다. 이전의 당연함이 우리들의 세상에서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새로운 시대 정신을 가진 청년이라면, 당신이 꿈꾸는 세상은 어떤 모습입니까? 꿈 속 세상에서는 무엇이 당연한가요? 어떤 도덕적 기준을 가지고 있나요?


그래서 공장공장은 청년들이 꿈꾸는 세상과 다양한 도덕적 기준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제안합니다. 그 자리에서 나눈 값지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 ‘대한민국 청년 도덕 선언서‘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너무 주제의 범위가 넓다면 ‘대한민국 청년 기획자 도덕 선언서‘로 시작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청년들이 생각하는 도덕적인 기준을 누군가는 모를 수도 있습니다. 이 선언서가 소통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요? 이 선언서의 담긴 내용들이 공장공장의 ‘조직문화의 날’처럼 보다 많은 청년들이 원하는 삶을 행복하게 살수 있게 하는 혁신의 시작점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9. 9. 4.

말도 안 되지만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하는 공장공장에서 괜찮아마을을 기획하고 있는 김영범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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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공장공장과 괜찮아마을에 대해 알게되었고, 관심이 가서 계속 읽던 중에 이 글까지 읽게 되었습니다. 정말 답답하고, 응원하고 싶은데, 국민청원이라도 하고 싶네요. ...
공장공장측의 글에서, 글로 정리되기까지의 그 수많은 시간들이 눈에 선합니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