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기분

김영진
2018-12-18
조회수 290

1.

이틀간 거의 30시간 넘게 잠을 잤다.

무기력이 다시금 온몸을 감쌌다.

한 주 앞두고 쌓아둔 "더 좋은 삶의 나라"의 모래성이 와르르 쏟아져내려오는 기분이다.


2.

여기 오기 전으로 다시 돌아간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조금은 둥글어졌다고 생각했던 내 성격도

조금은 욕심을 내려놨다고 생각했던 일에 대한 집념도

상처를 주는 내 스스로에 대한 실망도 

좋아졌다고 안심하는 순간 다시 또다른 출발점으로 복귀.


3.

여전히 타인에 대해 냉정하고

여전히 나에 대한 문제는 알면서도 관대하고

여전히... 여전히...


4.

내겐 어쩌면 "괜찮아 질꺼야" 라는 말은 "산타가 올꺼야" 와 같은 말이었다.

그런 건 없다고 믿으면서도 어쩌면 있을지도 모른다고 여겨지는 것이기도 했고

어쩌면 누군가, 트리에 걸린 내 양말 주머니 속에

선물을 가져다 줄지도 모른다는 희망 같은 것이었다.

지난 해의 우찬이만 울어도 되는지 모르겠다. 내게도 딱히 산타가 없는 것 같다.


5.

또 누군가를 알게 되었고, 또 누군가를 떠나 보내고

또 어떤 일을 하고, 또 어떤 일을 안하기도 하고

찰나의 시간이 아쉽기도 하고 

이제 살아갈 무량겁의 시간이 두렵기도 하고.


희망을 이야기하기엔 다소 답답하다.


6.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걸까

내가 괜찮아지고 싶은걸까에 대해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아마도 괜찮은 사람이 되는게 내가 괜찮아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게 나라서 보듬어주고 싶기도 하지만,

타인 없이 행복해질 내 스스로를 기대했던 순간은 이제 지났고

있는 그대로 또 한번 삼켜보려 한다. 


7.

결국 이 곳 또한 마지막 방점이 내게 남을 기억이겠지.

한숨을 크게 쉬고 또 한번 단단해질 준비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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