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드는 이야기

손소정
2018-12-20
조회수 304

고등학교 때, 좋은 추억이 하나 있다.

지긋지긋한 시험 기간이었다. 

등교를 하면 친구들과 모여 오늘 야자 전엔 햄버거를 먹을까, 엽떡을 먹을까 고민하는 거로 하루를 시작했다.

수업이 모두 끝나고 다 같이 우르르 몰려나가 밥을 먹고선 다시 학교로 돌아올 땐 편의점에 들려 주전부리도 잔뜩 사 온다.

조용한 교실에서 각자 공부를 하기도 하고, 빈교실에서 서로 문제를 내면서 1일 선생님도 되어보았다.

9시에 야자가 끝나면 15분 걸어가 있는 도서관에서 다시 11시까지 시험공부를 한다.

졸려서 잠깐 잠이 들면 친구가 깨워주면서 방금 뽑은 캔음료를 건네줬다.

"이거 마시면서 해."

11시 20분 막차를 타고 집에 돌아와 못다 한 공부를 마저 하고 잠이 들었다.

피곤하지만, 힘들지 않았던 때였다.


실제로 성적도 많이 올랐었다.

시험 기간은 항상 끔찍했지만, 타임머신이 생긴다면 그때만큼은 돌아가도 좋을 것 같다고 항상 생각한다.


지금은 그런 돌아가고 싶은 시간이 또다시 찾아와 주었다고 느낀다.

머릿속으로 그리던 상상을 실현시키고 있는 이 시간이 꿈같다.


자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다크서클이 점점 짙어지지만,

서로의 열기에 몸을 맡겨 훌쩍 피어오르고 있는 것 같다.


로라에 가면 황다님이랑 맹뀨님이 온실을 만들고 있고,

옆방에서는 땡여사님이 비밀리에 메리땡스마스를 준비하고 있다.

3층으로 올라가면 다 같이 낭독극을 연습하기 위해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저녁을 먹고 봄에 찾아가면 행자님이 한켠에서 나무를 깎고 계신다.

등대로 돌아가면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노트북 한 대씩 쌓아두고 일을 하고 있다.

밤늦게 노적봉으로 산책을 가는 길에는 로라에서 그림을 그리다 나온 뚜요미도 만난다.


그런 모습들을 보며 서로의 입을 통해 들었던 상상들이 눈앞에 보여지고 있는게 신기하다고 얘기했는데,

"향기당가도 그래요!"라는 쏭님의 말이 머리에 확 꽂혔다.

나도 이 사람들 속에서 함께 피어오르고 있었나 보다.


이렇게 꿈같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지금,

마지막 날이 다가오는 걸 아쉬워하기보다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짙어진다.


다들 많이많이 고맙고, 우리 같이 힘내요♥


(뚜요미가 만든 하트)




9 5
유자 향기 좋아요~
화이텡구리
멋져요 손소
손소님의 로망 실현!+_+
손소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