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2019년 10월 19일 토요일

백곰
2019-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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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에 맞는 그릇]

너무 많이 울었던 하루였다.

쉬는 날이어서 한가로이 뒹굴거리다가 커피를 타서 정원으로 나갔다. 주원씨는 빨래를 널고 세용씨는 우쿨렐레를 치며 노래하고 있었다. 햇볕은 따스했고 공기는 맑았다. 행복했다.


세용씨의 노래는 편안하고 맑고 부드럽고 들으면 치유가 되는 느낌이다.

순간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눈물이 났다. 원래 눈물이 많은 성격이 아니라서 당황했다. 


최소한끼에 가서 맛있게 밥을 먹고 든든한 상태로 지구별 서점에 갔다. 오늘은 '그 순간 최선을 다했던 사람은 나였다.'의 김희영 작가와 '나는 한동안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의 영심이 작가의 북콘서트가 있는 날이었다.

나는 어디를 가거나 먹거나 할 때 함께 하는 걸 잘 상상하지 못해서 이번에도 당연히 혼자라고 생각했는데 3기 주민분들 중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함께 가게 되었다.


지구별 서점에 들어갔는데 아뿔싸... MBC 카메라가 촬영을 하고 있었다. 인스타에 미리 공지한걸 보지 못했다. 그래도 뭐 얼마나 나오겠어 생각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북콘서트 시작 10분 후 부터 끝날 때까지 울었다.


내가 평소에 눈물이 많은 사람이면 휴지를 가지고 다닐텐데 생각도 못했던 일이라 당황했다.

진행되는 내내 울어서 중간부터는 우는 나한테 빡쳐서 울었던 것 같다. 서점 정중앙에 앉아서 앞 자리에는 사람도 없는데 작가님들 잘보이는 자리에서 계속 우는 내가 너무 싫었다. 카메라 감독님은 내가 우는 모습을 잔뜩 찍었다.......


거의 끝나갈 즈음 뒤에서 누군가가 휴지를 던져주고 사라졌다. 알록 씨였다.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사람... 쿨한데 따뜻해... 그 따뜻함 때문에 또 울었다.


눈물이 멈춘 건 내 질문에 대한 작가님의 답변을 들었을 때였다.

작가님은 다른 사람들도 다 나같은 사람이야 어차피 똑같아 라고 생각하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 답했다.

순간 내 머리는 차가워졌고 눈물은 멈췄고 웃을 수 있게 되었다. 날 괴롭게 하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나는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나를 싫어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드디어 눈물이 멈췄다.

마음이 다시 차가워졌다.

[혼자에 맞는 그릇들이 모여있는 사진,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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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울고 나면 그래도 조금은 괜찮아질 때가 있더라고요. 북콘서트가 너무 궁금해서 작가님들을 찾아보았더니 정말 좋은 자리였을 것 같아서 부러워요 ㅎㅎ
사랑해요 백곰,